전시명: Somewhere Above the Ground

작품명: Somewhere Above the Ground

연 도: 2021

공간명: 챕터투, 서울

지난 2년간의 팬데믹은 인류의 생활과 풍경을 많이 변화시켰다. 제한된 자유와 삶의 체제는 전 세계인이 동시대에 같이 공유해야 하는 새로운 가치가 되었다. 갑작스러운 일상의 변화 속에 우리는 각자의 섬에서 서로 다시 연결하는 방법들을 찾고 또 기다렸다. 제한된 일상에서 어쩌다 마주하는 도시의 자연은 갑갑한 마스크 탓인지 피상적으로 느껴지고 우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완전한 자유에 대한 열망을 높여주었다.

하늘은 나의 시야 속 풍경에 늘 존재했지만 더욱 더 그리웠다. 하늘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여행이 그리웠다. 손을 아무리 뻗어도 절대 닿지 않을 하늘처럼 팬데믹으로부터 느낀 자연의 이치에 대한 허무와 경외감을 느끼며 이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세상과 격리하며 사방이 막힌 공간의 창문 밖 풍경에서 비행기 창문에서 보이는 하늘을 상상한다. 어차피 이전부터 건물만 보이는 꽉 막힌 풍경이었지만 팬데믹 이후로 보이는 창밖은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창밖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서울 하늘이지만 그 창문을 통해 난 하늘을 꿈꾸고 싶었다. 과거 비행기로 집과 집을 오가며 창밖으로 보았던 장소를 특정 지을 수 없는 풍경들이 떠올랐다. 날씨의 영향을 벗어난 둥그런 창문 밖 풍경들은 땅 위에 무엇이 보이는지 보다 구름 위의 내가 지금 어느 시간대의 하늘에 있는지를 다양한 빛의 색들로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이 시리즈는 색에 집중하였다. 내부에서 보는 외부의 풍경이다. 


비행기 창문은 스케일은 다르지만 실제 다양한 기종의 비행기 창문 모양을 차용하였다. 전시공간의 첫 인상은 회화전시 이지만, 회화작업에서만 주는 평면의 공간을 넘어 신체적 경험을 유도 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조도를 낮게 한 형광등을 활용하였고, 전체 벽은 기내 느낌을 강조하고자 회색으로 통일하였다. 또한 기내의 느낌을 다른 감각기관으로 재현하고자 비행기 내부의 화이트노이즈를 숨겨진 스피커를 통해 전시 기간동안 재생하였다. 전시장을 들어오는 순간 우울한 바깥 세상을 벗어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상상하는 하늘에 대한 꿈이다. 하늘의 꿈을 통한 자유에 대한 갈망이자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관람자 역시 내가 꾼 꿈의 조각들을 이 작업의 색채들과 공간의 경험으로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